이지아는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칼럼을 써야 한다는 말이 갑자기 떨어졌을 때, 그녀의 마음속에는 혼란과 의문이 동시에 휘몰아쳤다. "갑자기 왜 나에게?"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날의 당황스러운 심정을 그녀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녀의 앞에서 김고은이 조언을 구하며 물었다. "어떤 주제로 쓰는 게 좋을까?" 이지아는 깊이 있는 주제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며 답했다. "너무 깊이 들어가면 힘들지 않을까? 간단하고 우리와 가까운 이야기로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녀는 생각의 끝에서 한 가지를 떠올렸다.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깃거리가 되었던 '신용카드 현찰 교환'이었다. 이 주제는 그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마주치는 경제적 딜레마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돈이라는 것은 단지 수단에 불과하지만, 때때로 사람의 꿈과도 맞바꾸어야 하는 그 가치에 대해 말이다. 이지아는 이 점에서 흥미를 느꼈고, 그 주제로 칼럼을 쓰기로 결심했다.
반면, tvN 드라마 '정년이'의 마지막 회에서 매란국극단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했다. 건물주 고대일이 극단 건물을 접수하겠다고 나섰고, 매란국극단은 큰 위기에 직면했다. 그 위기 속에서 허영서는 어머니 한기주에게 찾아가 자신에게 남겨진 유산을 사용하게 해달라고 무릎을 꿇고 사정해야 했다. 그녀는 눈앞의 빚과 극단의 운명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꿈을 걸어야 했다. "돈 주시면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하겠어요. 매란을 나오라면 나오고, 국극을 그만두라면 그만둘게요." 허영서의 이러한 말은 그녀가 얼마나 절박했는지를 보여준다.
이지아는 이 장면을 떠올리며 '신용카드 현찰 교환'이라는 키워드를 다시금 되새겼다. 돈이라는 것, 그저 한 장의 신용카드에 불과할 수도 있는 그 조각은 단순히 재화의 교환을 넘어 사람의 꿈과 희생까지도 교환할 수 있는 무서운 힘을 지니고 있었다. 허영서가 극단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려 했던 것처럼, 이 시대 많은 사람들은 신용카드로 지금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미래의 가능성을 담보로 잡히는 경우가 많다. 이지아는 바로 그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
그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한 장의 카드가 그저 물건을 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때로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꿈까지도 맞바꾸게 만든다면, 그 선택은 얼마나 값진 것일까? 신용카드로 현재의 필요를 채우는 대신, 미래의 가능성을 희생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드라마 속 허영서의 절박한 선택과 다르지 않았다.
이지아는 칼럼을 쓰면서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다. 우리는 왜 이렇게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갈등하고, 때로는 그 선택으로 인해 고통을 감수해야 할까? 신용카드로 현찰을 바꾸고, 그 현찰로 순간의 필요를 채운다 해도, 그 선택의 결과는 우리의 꿈과 열망을 어느 정도 희생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은 정말로 가치 있는 교환일까?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깊이 있는 이야기는 때로는 평범한 이야기 속에 숨어있기 마련이다. 신용카드와 현찰 교환, 이 간단해 보이는 거래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그 대가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그녀는 칼럼의 마지막 문장을 써내려갔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교환은 과연 무엇과 맞바꾼 것입니까? 그것이 당신의 미래를 흔들고 있지는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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