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 "요즘 참 이상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술도 자주 마시고, 밤에는 야식으로 폭식을 하고요. 하루에 한 끼를 먹는데 그게 대부분 저녁이거든요. 그리고 그때 너무 많이 먹어요." 오은영은 살짝 머뭇거리며 예민할 수도 있는 질문을 던졌다. "김대호 씨, 프로그램을 같이 하는 연예인들이나 프리랜서들의 출연료를 들으면, 가끔 방향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해보지 않으세요?" 그러자 김대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생각이 자주 드는 걸요. 주변에서도 왜 아직도 그만두지 않냐고 물어보기도 하고요. 하지만 회사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월급 때문만은 아니에요. 회사 안에서 함께 해온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아나운서'라는 이름 안에 담긴 MBC 50년 이상의 역사와 선후배들이 쌓아온 가치가 저에겐 너무 큽니다. 그게 힘들 때마다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이유가 되곤 해요."
그러면서 김대호는 예전 자신이 좋아했던 연애 프로그램에 대해 떠올리며 덧붙였다. "한때는 연애 프로그램을 정말 좋아했어요.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고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면 행복했죠. 그런데 요즘은 그게 달라졌어요.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는 게 싫더라고요. 알콩달콩한 모습들이 제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이혼 프로그램이나 분쟁 프로그램을 더 즐겨보게 됐어요. 거기서 남들이 갈등하고 다투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위안을 받는 건지, 그런 장면들에 빠져들곤 하죠. 그렇게 보니까 제 자신이 점점 예민해진다는 걸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는 제작진과 회의를 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특히 일정 조율이나 제작에 관련된 일들은 생각보다 많은 신경을 쓰게 했다. "작가님과 통화를 하면서 자꾸 날이 서요.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집에 가져와서 푸는 것도 점점 많아지고요. 이러면 안 되는데... 스스로도 알면서 자제하기가 어려워요." 김대호는 이 모든 상황이 자신에게 코모도모처럼 다가오고 있다고 표현했다. 코모도모라는 단어는 그가 요즘 자신에게 붙인 별명이었다. 코모도 도마뱀처럼 평소에는 고요하고, 침착하게 움직이지만, 자신이 느끼는 불만과 스트레스가 너무 쌓이면 결국에는 공격적인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다.
"코모도모, 참 이상한 말이죠. 하지만 저를 그대로 표현해주는 말이기도 해요. 늘 침착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이려 애쓰지만, 내부에서는 분노와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게 쌓이다 보면 결국 통제할 수 없는 순간이 와버리고 마는 것 같아요." 김대호는 자신을 다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그런 순간들이 자꾸 찾아온다고 했다. "저도 사람인지라 계속해서 고민하게 돼요. 어떻게 해야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진정한 행복과 평화를 찾을 수 있을지요."
김대호는 오늘도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고 있었다. 그는 단순히 직장에서의 성공이나 프로그램 속 인기를 목표로 삼지 않기로 다짐했다. 대신 그는 코모도모와 같은 자신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그것을 이해하며 살아가는 길을 찾고자 했다. 그는 불안과 예민함 속에서도 사람들과의 관계, 그 안에서의 의미를 찾으며 버텨가고 있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비록 코모도모처럼 느리고 무겁더라도,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것임을 깨닫고 있었다. 그렇게 그는 오늘도 작은 한 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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